한겨울옷 다시 꺼낸 경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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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꽃샘추위가 매섭다. 서울의 낮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5일 오후 몸을 잔뜩 웅크린 시민들이 눈발이 날리는 신촌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

"집 앞에서 바로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던 아이를 추위 속에 벌벌 떨게 하면서 10분을 걸어 등교하도록 하려니 안쓰러웠어요."

꽃샘 한파가 몰아닥친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Y초등학교 1학년 교실 앞. 주부 이모(41)씨는 "학교에서 추위가 온다고 신입생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춘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강한 바람에 아이는 물론 나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다른 주부는 "겨울이 끝났다고 해서 오리털 파카를 옷장 속에 넣어 뒀는데 다시 꺼내야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경칩(6일)을 하루 앞둔 5일 칼바람과 함께 찾아온 꽃샘추위가 매섭다. 이날 오전 서울 지역에는 초속 6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 8도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은 6일 아침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고 최고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물러 하루 종일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또 7일 아침에도 서울 지역은 영하 6도를 보이는 등 이번 추위는 금요일인 9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주말인 10일 잠깐 풀렸다가 다음주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말에 잠깐 기온이 올라가는 것도 찬 공기가 물러가서가 아니라 구름이 끼면서 밤 새 기온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대륙의 찬 공기가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며 "6일 아침을 고비로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겠지만 금방 풀리지는 않고 평년기온 이하의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기온 변화가 심한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글=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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