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연 남 핸드볼 최고공격수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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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 남자핸드볼에 조범연(20·경희대2)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조범연은 지난달1일 끝난 제7회 아시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주전공격수로 맹활약, 한국이 막강 일본을 제압하고 구기종목에서는 처음으로 핸드볼이 내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수훈갑이 됐을 뿐 아니라 가공할 득점력으로 최고의 공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네트가 찢겨 나갈 듯한 폭발적인 중장거리슛과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기민한 스텝슛 등 다양한 슛으로 한국핸드볼의 첨병 공격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조의 득점력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상대수비 한둘쯤은 옆에 붙인 채 그대로 밀어붙이며 적중도 높은 슛을 터뜨린다는 것.
여기에 슛타임·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 상대GK가 슛 방향을 못 잡아 눈뜨고 골을 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조는 원래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조가 핸드볼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명문」 경희대에 진학하면서부터.
90년2월 고교졸업 시 랭킹 5위에 겨우 턱걸이했던 조는 대학 1년간 놀라울 정도로 기량이 향상됐다.
슈팅·수비·드리블·패스웍 등 전 부문에서 일취월장, 그해 겨울 핸드볼큰잔치 시리즈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득점왕을 거머쥐며 경희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조는 핸드볼인들 사이에서 흔히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강재원(27·스위스그라스호퍼팀)과 비교되곤 한다.
조는 국민학교에서 .대학졸업까지 강재원의 직속후배(6년)일뿐 아니라 같은 왼손잡이에 포지션 (오른쪽 이너)도 같다.
체격조건도 키는 1m82㎝로 강보다 1㎝작지만 몸무게는 조(80㎏)가 3∼4㎏더 무겁다.
그러나 두 선수의 경기스타일은 판이하다.
재치·유연성이 뛰어난 강이 임기응변에 능한 반면 조는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유재충감독은『범연이가 아직 국제경험이 부족한 게 흠이지만 대학시절의 득점력은 재원이보다 앞선다』며 조범연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한국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조범연의 남은 꿈이 있다면 실업팀이 없는 국내를 벗어나 강재원처럼 본고장 유럽에서 활약하는 것.
부천에서 보일러가게를 운영하는 조남용 (52) 씨의 3형제 중 막내.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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