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독일서도 부작용 없는 수지침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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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독일은 유럽에서도 보완대체의료가 가장 활성화된 나라다. 의사가 동종요법이나 침구 시술을 하고, 대체요법을 시술하는 '자연치유사'만도 2만 명이 넘는다. 정부가 1976년 법개정을 통해 보완대체요법을 환자치료에 적극 도입한 것. 각종 생약은 물론 삼림욕.운동요법.예술치료 등도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독일 플렌버그에서 클리닉을 개설하고 있는 디터 슈미트(54.사진) 박사가 내한했다. 그는 동양의 침구학에 매력을 느껴 1994년 경희대한의대 석사과정에 들어왔다가 고려수지침을 공부하고 돌아간 특이한 인물.

"독일에선 4~5년 전부터 수지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0여 명의 의사들에게 강의를 했는데 요즘엔 시간이 없어 요청을 다 들어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독일고려수지침연구회도 만들어 현재 회원이 200여 명에 이릅니다. 최근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까지 수지침이 전파되고 있죠."

그의 이번 한국 방문은 수지침의 고급과정과 새로운 이론 습득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결행한 것.

"오랜만에 와보니 새로운 이론과 기구들이 많이 개발된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상응요법(손에 있는 345개 혈자리를 눌러 연계된 장부를 치료하는 것).팔성혈(8개의 혈자리)등은 아직도 배울 게 많지요."

그는 한국에서의 힘겨운 유학생활을 회고하기도 했다. "한의학이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요. 몇 번의 실패 끝에 석사과정을 마쳤지요. 한때는 절망감에 귀국을 할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고려수지침을 만났습니다." 이후 수지침에 푹 빠진 것은 안전하면서도 배우기 쉽다는 장점 때문.

"독일 의사들은 가능하면 약을 먹지 않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좋은 수지침을 선호하는 것이지요."

슈미트 박사는 자신이 치료한 환자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강의 도중 목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의사에게 서암봉(피부에 붙여 혈자리를 자극하는 도구)을 붙여줬지요. 그러고 나서 10여 분 뒤 통증이 호전되자 모두 손뼉을 치며 환호했습니다."

그는 이제 보완대체의료는 의료의 대세라고 강조했다. "통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으니 국민보건 향상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독일 정부가 많은 보완대체요법에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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