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라인 확대, 부지 확보 힘드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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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새 공장을 짓는 일을 추진하고 있으나 부지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청주산업단지 내 옛 삼익 공장 부지를 이달 안에 살 수 있다면 다음달부터 1차 증설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미 파산한 삼익의 파산관재인에 그 땅을 팔수 있는지 여부와 매각 금액, 소유권 이전 시기 등을 14일까지 알려달라는 공문을 6일 발송했다. 문제는 이 부지가 12개 채권단에 의해 경매절차에 들어간 상태라는 점이다. 파산 법인의 토지는 일반 경쟁입찰을 거친 뒤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예정대로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 5월께나 첫 경매가 실시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 매각 절차에 비유하자면 청주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하고 절충에 들어간 것"이라며 "공장을 빨리 착공하는 게 급선무라 부지 매입이 순탄치 않으면 다른 곳을 급히 물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주행 여부가 삼익 채권단과 법원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수의 계약은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데다 채권단 안에서 이해가 엇갈려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청주시는 부지를 대신 사들여 하이닉스에 싼 가격으로 임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불법 보조금 판정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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