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맛 배달해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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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이것은 샐러리맨들이 매일 한번씩 부닥치는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도시락 산업. 샐러리맨들의 점심 해결에서부터 결혼피로연등 가정행사의 출장요리에 이르기까지 「가정의 맛을 배달」해주는 강인경씨(38·선미식품이사)는 「식생활 해결사」로 손꼽힌다.
강씨가 남편 박상훈씨(45·선비식품대표)와 함께 「현대생활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소신을 갖고 도시락산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88년 봄. 서울올림픽 당시 위생검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공식 음식공급업체로 지정 받으면서 화려한 출발을 시작했다.
도시락업계에서는 후발업체에 속하는 선미식품이 해마다 약40%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선두대열에 들게 된 데는 서울올림픽·장애자올림픽의 음식공급업체로 뽑힌 행운(?)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도 샘솟듯 흘러나오는 강씨의 상품개발이 다른 업체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는데 있다.
현재 그가 선미식품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상품은 ▲행사용 도시락 ▲단체 뷔페급식 ▲점심 도시락 ▲회의용 도시락 ▲출장요리등 다섯가지. 행사용 도시락이라 할지라도 야유회용인가, 결혼식 피로연용인가 하는 행사 목적에 따라 메뉴를 달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회의용 도시락.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해야할 때 식사시간이 걸려있어 회의 분위기가 끊기게 된다든지 음식점을 찾아가야 하는 등 식사로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애로를 겪고 있다는 데서 착안, 고급 도시락을 개발해 회의 장소에서 식사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회의용 도시락이다.『노태우대통령의 최근 캐나다 방문 때에도 이 도시락이 쓰였을 정도로「가정에서 싼 도시락처럼 성의있게 만들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샐러리맨의 점심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까지 직접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점심도시락은 지난 6월 처음 실시해본 최신개발품목. 날마다 다른 식단으로 구성, 늘 새로운 점심식사를 기대하도록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초복이 들어있는 7월 셋째주에는 ▲월요일=흰밥·근대국·탕수육·고구마순·나물·김구이·열무김치·디저트(자두) ▲화요일=흰밥·쇠고기·버섯찌개·꽁치튀김·호박나물·오이부추김치·김치 ▲수요일=휴무 ▲목요일=비빔밥·콩나물김칫국·고구마순 나물·콩나물·고기볶음·호박나물·계란프라이·김치·고추장 ▲금요일=삼계탕·오이무 생채·깻잎나물·가지나물·김치·수박화채 ▲토요일=흰밥·오이미역냉국·불고기와 생 야채·야채튀김·멸치고추장볶음·감자조림·김치등으로 짜여져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한다는 일은 돈을 번다는 일과 상관없이 무척 기분 좋은 일입니다.』 도시락 하나하나를 집에서 맞이하는 손님상을 차리는 심정으로 대한다는 그가 70여명의 직원들에게 늘 당부하는 것은 「위생과 정성」.
『일본음식은 건식·한식인데 비해 우리음식은 습식·온식이어서 도시락화하는데 어려움이 크지만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봅니다』고 그는 말한다.
『도시락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도시락 생산의 기계화를 실현하는 게 최대의 과제』라며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의욕을 보인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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