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집값은 오를 듯"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관련 전문가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과반수 가량은 "올해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연구소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5%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제불황과 가격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①500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 중 상당 부분이 여전히 부동산 투자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②현 정부가 2003년초 출범 직후 단행한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한 분양 물량 급감의 결과가 올해 신규 공급분을 크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③지난해 계속된 주택가격 급상승이 무주택자들의 대기수요를 자극시키는 결과를 초래,중소형 아파트의 가격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④더욱 강화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거래에 따른 세금전가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⑤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 관련 공약 내용이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주택투자 패턴은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고 있다. 보유·양도소득세의 강화 및 금리인상으로 인해 섣부른 주택투자는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직접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투자 결정을 하기 전에 꼼꼼히 득실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특히 청약가점제 조기 시행, 분양가 상한제 민간 부문 확대, 반값 아파트 도입 등 각종 주택 관련 정책이 현실화된다고 가정할 때 우선공급대상자가 아니라면 수도권 내 분양 아파트를 적극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

분양가 상한제가 재건축 및 재개발아파트까지 확대 시행된다면 무주택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1가구 2주택자의 처분 사례가 줄면서 보유세 및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집 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시킬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비업무용 토지 및 부재지주 농지에 대한 양도세율이 60%로 단일화된다. 이에 따라 특례를 적용받지 않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도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조세전가형 호가(呼價)시장'이 형성되거나 거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부재지주는 농지은행에 위탁할 경우 향후 5년간 토지매각이 제한되고, 비업무용 토지는 전용허가를 통한 건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최고 7%대에 진입하면서 금리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근 3년내에 주택을 취득한 일반 투자자의 50% 이상이 담보 대출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특히 관심지역(버블세븐지역)내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거나,일반지역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 중 일부는 올 상반기 중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전망된다.

프리미엄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