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분위기 갈수록 “혼탁”/흑색선전 난무·고소고발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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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여자관계 복잡” 인신공격/운동원끼리 폭력충돌도 잦아
광역의회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상대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음해·모략이 판치는가 하면 경쟁후보간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운동원간의 충돌,금품·향응제공 등을 둘러싼 고소·고발사태가 잇따르는등 혼탁·과열양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서울에서 신민당후보의 선거홍보물과 함께 북한 김정일사진이 든 전단이 투입돼 여야 정당이 긴장하는등 선거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흑색선전=중랑 3선거구의 이모 후보는 「강남의 큰손」이라는 소문에,영등포 6선거구의 윤모후보는 「고리대금업자」라는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또 노원 7선거구의 최모후보는 「5년전 사기행각을 벌인뒤 1년간 미국으로 도피한적이 있다」는 흑색선전이 나돌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관악 2선거구의 김모 후보(47)는 「첩이 있다」「대학도 못나왔다」「당선되면 여당으로 갈사람이니 밀어주지 말자」는 등의 흑색선전·비방이 나돌아 관할선관위·김후보 선거사무실에 이를 확인하려는 유권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강원도 화천 1선거구의 이모 후보(52)도 자신의 부인이 첩이라는 비방이 나돌자 11일 유세장에 결혼사진을 들고나와 축첩사실을 부인,해명했다.
경기도 동두천 제2선거구에서는 김모 후보(52)의 사진과 함께 여성편력등 낯뜨거운 인신공격을 한 인쇄물이 「동두천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이란 익명으로 배포됐다.
대구시 남구 제3선거구의 경우 유권자들이 한참 잠자고 있는 새벽 3∼4시사이 『통·반장을 통해 돌린 돈봉투는 잘 받았느냐』는등 라이벌후보의 운동원을 가장한 전화가 걸려와 해당후보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낮시간엔 주부들을 대상으로 상대후보의 이름을 대며 『여성관계가 복잡한데 알고 있느냐』며 상호비방하는 전화가 판치고 있다.
이같은 매터도식 전화는 특히 14일 새벽부터 극성을 떨고 있는데지금까지 알려진 것만해도 50여건이나 될 정도다.
◇충돌=서울 송파 4선거구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계승택 후보(민자)가 지역구 부녀자 50여명을 모아놓고 음식을 제공했는데 현장을 적발한 신민당원들이 사진을 찍으려다 운동원간에 충돌사태를 빚었다.
13일 오후 10시쯤 충남 논산군 가야곡면 육곡리1 마을회관에서 논산3선거구 김모 후보(57)가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지지호소 연설을 하는 것을 같은 선거구의 김모후보(46)·동생(42) 등 2명이 비디오로 촬영하다 상대편 운동원 10여명으로부터 집단구타당해 김후보가 갈비뼈가 다치는 등 부상했다.
◇고소·고발=서울의 경우 14일 현재 서울시 각 경찰서에 접수된 선거관련 고소·고발수는 ▲호별방문 7건 ▲향응제공 10건 ▲불법인쇄물광고 19건 ▲금품제공 4건 ▲상대후보비방 18건 등 총58건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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