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찬 사람, 쉽게 살 찐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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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의 기세가 부쩍 강해진 요즘, 손발이 차는 것은 물론, 체온이 급격히 하강해 냉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간혹 몸이 차서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어 정확한 의학정보가 요구된다.

이들에 따르면 신진대사가 원활치 못해 몸이 차가워지면 기초대사율이 낮아지는데 이때 기초대사율이 높은 사람과 비교,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에너지로 바꾸는 양이 적어 남은 칼로리를 지방으로 바꿔 몸에 축적시키기 때문에 결국 살이 찔 수밖에 없다는 것.

전문의들은 이에 대해 “몸이 차다고 해서 기초대사율이 낮아져 살이 찐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의료원 용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사람의 몸은 산소 등의 활동으로 자율 신경과 내장의 활동이 조절되지만 몸이 차가워지면 산소의 활동이 나빠지고 자율 신경의 균형이 깨지게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볼 수는 있으나 기초대사율이 낮은 사람이 몸이 차서 살이 찌게 된다고 단정 짓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을 경우 신진대사가 원활치 못해 체중이 증가되기도 하는데 이는 옷을 껴입어도 추위를 심하게 느끼며 갑자기 움직이면 근육의 경직과 경련 등이 일어나 추운 날에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추위를 많이 타는 것으로 인해 몸이 차다고 느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사람일 경우 살이 찐다고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없는 사람에게 단순히 '몸이 차면 살이 찐다'는 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

하지만 다이어트와 관련 있는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살이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에 따르면 비슷한 체격이라도 사람들마다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되는 열량, 즉 기초대사량이 다를 수 있다.

최 교수는 “같은 양을 먹고 활동량이 비슷해도 어떤 사람은 더 많이 먹은 셈이 되는데 이는 사람마다의 근육량과 대사 능력 차이가 기초대사에 쓰이는 에너지 소모율을 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어느 정도 몸의 칼로리 소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신체가 유지되기 위한 대사활동, 즉 기초대사를 늘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대사’라는 것은 식품에서 얻은 열량소를 체내에서 산화시켜 에너지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고 기초대사란 신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에너지 소비를 말한다.

인하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우 교수 또한 “기초대사량은 혈류량과 관계가 있으며 손발이 차거나 몸이 찬 것과의 연관성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기초대사량이 낮으면 몸이 차가울 수는 있으나 몸의 차가움은 대체적으로 우리몸 항상성으로 인해 체온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살이 찔수 있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어긋난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초대사는 호흡기나 순환기, 심장, 간 등 우리 몸 곳곳에서 이뤄지는 바, 기초대사를 높이는 방법으로 근육량을 늘리거나 교감신경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좋고 이로써 살을 뺄 수는 있다.

결론적으로 몸이 차갑다는 냉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살이 쉽게 찐다고 일반화 시키기엔 어려우며 가령 기초대사량의 어긋남을 비롯해 여러 인자들을 갖추고 있을 때 있을 시 몸이 찬 사람 가운데 살이 쉽게 찔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한편 한의학적으로 몸이 차다는 것은 변비와 어깨 결림, 요통, 생리불순과 생리통을 호소할 수 있고 냉증으로 인해 호르몬의 밸런스가 깨져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고 난소와 자궁의 기능이 나빠지므로 내막증과 근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하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해 냉증은 여성 최대의 적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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