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교통질서 잡고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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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너무 부족한 게 많다. 준비해야 할 건 태산 같은데 진척은 느리기만 하다.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장샤오위(蔣效愚.사진) 집행부주석(부위원장)은 인터뷰 첫마디부터 어려움을 토로했다. '모든 것이 잘돼 나간다'며 큰소리칠 것을 예상했는데 영 딴판이다. 한데 묘하다. 그의 걱정하는 모습, 고민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신뢰가 느껴진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해 12월 15일 베이징 호텔에서 장 부주석을 만났다.

-개막식이 5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준비는 잘 되고 있다고 보는가.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소한 보행 질서, 교통 질서가 올림픽의 인상을 좌우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베이징 시민들의 문화 수준, 교양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지만 효과는 더디다. 하지만 이건 각오했던 일이다. 일조일석에 사람을 바꾼다는 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환경도 문제다. 베이징은 분지여서 원래 공기가 탁하다. 여기에 황사.매연.먼지까지 겹치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환경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난제 가운데 하나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오해는 말아 달라. 단지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분명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횡단보도 질서, 보행 질서, 운전 질서가 나아지고 있다. 공기도 마찬가지다. 2004년까지 베이징의 '란톈(藍天-푸른 하늘이 보이는 맑은 날)'은 연중 100일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5년에는 150일, 그리고 2006년에는 264일까지 늘어났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시설물 준비는 잘 되고 있나.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치러질 28개 종목을 위한 37개 경기장이 이미 마련됐거나 준비 중이다. 훈련장도 41개나 된다. 54개의 도로를 새로 깔고, 교량을 대폭 증설했다. 공사는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의 특징은 뭔가.

"크게 세 가지다. 우선은 '문화 올림픽'이다. 우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인류 4대 문명의 하나인 중화 문명의 정수를 전 세계 친구들에게 인상 깊게 소개할 것이다. 또 하나는 '그린 올림픽'이다. 올림픽 준비의 첫걸음은 건설이 아닌 환경과 생태보호다. 베이징 시 정부는 이를 위해 이미 '그린 올림픽법'을 제정했다. 여기에 어긋나는 어떤 건설, 어떤 준비도 배제될 것이다. 끝으로 '참여 올림픽'이다. 중국은 인구 대국이다. 아마도 베이징 올림픽은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주최국 국민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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