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일 만화 범람 이대로 둘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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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 시중에는 저질 일본만화가 무분별하게 범람하고 있다. 이들 일본 만화는 잔인한 폭력장면과 노골적인 성묘사가 난무하는 저질 성인물로 대부분이 무단 복사된 불량 해적판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일본만화가 한국만화보다 성 개방도가 높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상업성을 악용해 일본 복사만화 출판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하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간행물 윤리 위원회에서는 일본만화를 포함한 외국만화를. 심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국내 만화의 발판이 미비한 현 시점에서의 이 결정은 실질적인 일본만화 수입개방조치라는 반발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질 낮은 일본 만화의 침투는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만화 사업을 황폐화시킬 뿐만 아니라 어떤 내용을 다루든 일본 만화 저변에는 왜색 문화가 짙게 깔려 있다는 측면에서 자칫 문화적 대외종속을 초래할 우려가 매우 크다.
더욱이 아직 가치관이나 주체성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들까지도 불건전한 왜색 문학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만큼 일본만화의 국내출판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관계 당국에서는 저질일본 만화가 청소년들의 정서에 미치는 해악을 막고 우리 문화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일본만화에 대한 강력한 규제 책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만화의 질적·양적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내만화 진흥책도 함께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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