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 행사…북녘이 "들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김일성 주석의 79회 생일(4월15일) 을 맞아 북한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다.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이 행사는 4월초부터 부문별로 분위기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학술 분야에서는 사회 과학자 토론회를, 영화분야에서는「4·15경축 영화 상영」등의 행사를 벌인다.
학술분야의 경우 89년 4월12일 평양 인민대 학습 당에서「주체의 혁명적 수령 관」이라는 주제로 사회과학자 토론회가 당비서 황장엽, 최고 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김일성 대학 총장 박관오 등 비중 있는 인사들이 참한 가운데 열렸었다.
또 해마다 전국 산업미술 전람회와「4·15 경축무도회」등 이 열리기도 한다.
이밖에「위대한 수령님을 모신 우리 인민의 영광」「언제나 인민을 믿으시고」 등의 홍보 물류와「조선의 별」「전사들」등 김일성을 기념하는 영화가 상영되기도 한다.
김 주석의 생일행사 하이라이트는 매년 생일을 2주일 앞둔 7일부터 시작되는「4월의 봄 조선 예술 축전」과「조선 소년단 전국 연합단체 대회」.
「4월의 몸 친선 예술축전」은 82년 김 주석의 70회 생일을 기념해 만든 국제적 규모의 예술행사다.
89년에는 아시아·아프리카·동구 공산권의 60개국 77개 예술단이 참가했고 90년에는 60여 개국 3천여 명의 예술인들이 초청돼 공연했다.
공연과목은 음악·무용·곡예·가극 등으로 개별·합동공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무원 부총리 급을 위원장으로 하고 문화예술부장 등 이 실무를 맡는 축전 준비 위원회를 구성, 거국적으로 치르고 있다.
이들은 평양·남포·함흥·원산·안주 등 10여 개의 주요도시에서 일제히 공연을 시작, 시일 평양 2·8 문화 회관에서의 폐막 식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축전 참석자를 위해서는 또 연회가 개최되는데 이 연회에는 총리도 참석해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조선 소년단 전국 연합단체 대회」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대규모 청소년들의 충성모임이다.
이 행사는 1만5천여 명의 학생 및 전국 소년단 대표들과 함께 총리·부총리 평양시 당 책임비서 등 이 참석하는 비중 있는 정치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소년단의식이 치러지는데 김일성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경축행사 낭독과 소년단 선서에 이어 당·정간부들이 소년단 가입 어린이들에게 붉은 넥타이와 소년단 휘장을 달아 준 뒤 사열을 받는다.
말하자면 소년들이 체제에의 충성을 다짐하고 노동당의 후 비대로 조직·육성되는 행사인 셈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지만 해마다 내용이 약간씩은 변한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이 학술회의·사진 전람회·영화상영과 같은 행사를 열었지만「국제기자 강습회」같은 비 정례 행사를 예년과 다르게 갖기도 한다.
70회 생일 때는「백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를 벌여 북한 전체가 들썩거렸었다.
각종 기념비들이 완공되고 홍보 출판물이 이때를 겨냥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김일성이 70회 생일을 맞은 82년에는 개선문이 완성됐고 92년의 80회 생일을 목표로 평양에 1백90만 평방m 규모의 부지에 3대혁명전시관을 완공할 것을 목표로 작업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1백5층 규모의 유경 호텔도 김 주석이 80세가 되는 92년 4월15일 완공을 목표로 바싹 건설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기념 출판물들로는 90년의 경우 백두산 일대의 김일성 사적지 모습을 담은 사진첩「백두산 제1집」, 구호나무 글귀를 정리한「불멸의 글발」, 김일성 소설 시리즈인 불멸의 역사「권인「50년 여름」등 이 출판됐다.
이같은 행사보다도 인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이날 전국의 가정에 배급되는「생일 특식」.
가구 당 돼지고기와 설탕 과자 류 1kg씩, 백미 1인당 1일분이 특별히 공급된다.
또 각급 공장·기업 소의 열성 근로 가들을 대상으로 각종 상 훈과 훈장이 대거 수여되기도 하고 교원·연구사 등의 학문분야에도 학위·학직 등 이 대거 수여된다.
이같은 내부의 축제분위기는 15일 저녁 김일성 광장에서의 대규모 밤 축제로 대미를 장식한다.
해외에서도 조총련·친북 교포·현지공관을 중심으로 행사를 연다.
조총련에서는 거금을 준비한 경축 축하 단이 방북하며 동경에서도 따로 축하 행사 같은 잔치를 벌인다.
북미의 친북 교포들도 개별적으로 선물을 들고 방북하기도 한다.
말리·중앙아프리카·인도 등 아시아·아프리카 중심의 공관들이 현지 친북 단체와 합작해서 도서 전시회와 수공 예품 전시회를 벌이기도 한다. <안성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