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무대 대신 음악이라도 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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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콘서트홀에서 무대 세트나 의상 없이 오페라 한 편을 들려주는 콘서트 오페라. 2월23~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카르멘'이 가장 눈길을 끄는 콘서트 오페라다. 국내에서 만든 콘서트 오페라로는 1997년 정명훈이 이끄는 KBS 교향악단이 연주한 베르디의 '오텔로'이후 10년 만이다. '카르멘'을 기획한 문화뱅크 박상열(46.사진)대표에게 제작배경과 포부를 들어봤다.

-왜 콘서트 오페라인가.

"오페라 공연이 늘어나고 있지만 볼 만한 무대는 그리 많지 않다. 오페라 한 편을 제대로 만들려면 10억원 이상이 든다. 5년 전에 비해 제작비가 2~3배나 올랐다. 예산을 줄이려고 무대.의상을 허술하게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음악이라도 제대로 들려주고 싶었다. 엉성한 무대로 편법을 쓰는 것은 결국 오페라 관객의 발길만 끊을 뿐이다. 남아도는 성악가 자원을 활용하는 효과도 있다."

-오페라 갈라 콘서트와는 어떻게 다른가.

"'오페라 갈라'는 유명 아리아와 중창 몇 곡을 부르면 되지만 '콘서트 오페라'는 전막 공연이다. 성악가들에게 적잖은 연습 기간을 요구한다. 오케스트라 리허설만 4회 잡혀 있다. 예산 규모도 오페라 제작비에서 무대 세트와 의상만 뺐을 뿐 주역 가수와 합창단.오케스트라 출연료는 같은 수준이다."

-'카르멘'을 선택한 이유는.

"비제의'카르멘'은 음악 자체가 워낙 완벽해 콘서트용으로 가장 잘 어울린다. 눈을 감고 들어도 감동적이다. 오죽하면 '카르멘'을 주제로 한 관현악 모음곡이나 바이올린.피아노 독주곡이 나왔겠는가. '라 트라비아타''라보엠'에 이어 국내 초연작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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