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등서도 인정받은 "국제적 장인"|고르비에 선사할 돌하루방 제작 장공익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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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봉황이 끄는 금수레를 타고 구름 위를 훨훨 달리는 꿈을 꾸어 죽는 꿈이 아닌가 싶어 아내에게도 말못하고 마음을 졸였는데 이 영광을 안게 돼 정말 하늘을 날 것만 같습니다』
오는 19일 제주 한-소 정상회담을 위해 처음 한국에 오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선사할 제주도 돌하루방 제작자로 11일 지명된 장공익씨(61·북제주군 한림읍 금능리2088) 는 벌써부터 흥분에 휩싸여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선사할 돌하루방은 보물322호인 제주시 관덕정 앞에 있는 높이 1m50cm의 것을 40cm로 축소하여 제주도의 현무암으로 만들기로 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장씨가 돌하루방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꼭 35년 전인 26세 때부터로 지금까지 만든 것만도 크고 작은 것 모두 합해 10만개는 족히 될 것이라는 게 장씨의 말이다.
장씨는『돌하루방을 만들기 위해 날카로운 현무암 덩이를 앞에 놓고 부리부리한 코와 미소를 머금은 입술을 조각해 내려갈 때는 세상의 괴로움을 말끔히 잊어버리게 되고,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물조차 안 마신다』고 했다.
장씨는 토산품 경진대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20여 회나 받았으며 장씨가 가르친 제자만도 60여명.
지금은 장씨의 두 아들 운룡(32)·운봉(25)씨가 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 6년 전부터 배우고 있다.
장씨의 돌하루방은 일본으로도 3백여 개 팔려 나갔고 주한 독일·미국대사들이 귀국할 때 기념으로 가지고 갔으며 하와이 오키나와에도 팔려 나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제주=진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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