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보너스 970억원 받은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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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보너스로 사상 최대 금액인 5100만 파운드(약 970억원, 1억 달러)를 받는 금융인이 나왔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 런던 법인의 헤지펀드 책임자 피에리 앙리 플라망(36)이 주인공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플라망이 받는 보너스는 골드먼삭스의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지난주에 받은 5350만 달러(약 500억원)의 두 배 규모다. 블랭크페인의 보너스는 월가의 연말 보너스 중 역대 최고액이었다. 블랭크페인이 받은 보너스는 현금 2730만 달러와 주식.스톡옵션 등 2620만 달러 등이다. 플라망이 어떤 식으로 보너스를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이외에 공동 사장인 게리 콘과 존 윙클리드에게 2500만 달러의 보너스를 각각 지급했다. 현지 금융계에선 골드먼삭스의 올해 순익이 지난해에 비해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라망은 올해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무려 94억 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이 한 해에 올린 수익으로는 런던 증시 사상 최대다. 플라망이 받은 보너스는 운용 수익의 100분의 1 정도인 셈이다. 프랑스인인 플라망은 2년 전 골드먼삭스로 옮겨왔다.

이외에 올 연말 미국의 월가에는 돈벼락을 맞는 금융인들이 즐비하다. 모건스탠리의 존 맥 CEO도 올 연말 보너스로 40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는 연말 보너스로 회사 주식 46만1800주(약 3600만 달러)와 함께 400만 달러 상당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올 연말 월가에 뿌려질 보너스 총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23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평균 잡아 월가 금융사 직원 1인당 14만 달러씩 돌아가는 셈이다. 이들의 보너스 총액은 아프리카 앙골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234억 달러보다 조금 많다.

한편 플라망이 거주하고 있는 런던의 켄 리빙스턴 시장은 "금융인들이 받는 엄청난 보너스에 세금을 많이 부과해 환경이나 주택 문제 해결에 사용하자"며 "목숨을 걸고 일하는 경찰이나 소방관 등에 비해 금융인들이 받는 보너스는 지나치게 많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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