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매년 40% 성장 … 세계 6위로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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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크 3척 동시 진'수 에 성공한 STX조선 진해조선소.

경남 진해에 있는 STX조선에선 7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그리스.홍콩.독일의 선주가 주문한 석유제품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세 척의 배가 한 도크에서 동시에 진수식을 했다. 하나의 도크에서 배 한 척을 진수하는 기존 관념을 넘어선 것이다. 이 회사 정광석 사장은 "한꺼번에 배를 진수하면 추가 설비 투자 등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생산량을 최대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01년 14척이던 STX조선의 건조실적은 5년 만인 올해 47척으로 늘어났다. 올 한 해 수주액은 36억 달러에 이른다. 중소형 조선사에서 세계 6위 조선사로 올라선 것이다. 끊임 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공정을 혁신한 결과다. 이 회사에서 짓는 배가 도크에 머무르는 기간은 29일로 한 달이 채 안 걸린다. 지난해엔 한 도크에서 배 두 척을 동시에 진수하는 '세미 탠덤' 방식을 세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도크 하나에서 일년에 24척을 내보내는 '12회전 24척' 기록을 세웠다. 세계 신기록이다.

올해는 '한 도크 3척 동시 진수'에 성공함에 따라 이 기록은 다시 한번 바뀔 전망이다. STX조선의 도크에선 5척이 동시에 지어지고 3척이 한꺼번에 진수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연간 한 도크에서 배 27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TX조선은 2004년엔 세계 최초로 땅에서 선박을 최종 조립하는 '스키드 런칭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요즘 늘어나고 있는 육상 건조의 시발점이다. STX조선은 올해 건조물량 중 12척을 땅 위에서 만들었다. 공정 효율성을 높여 육상 건조 기간을 52일에서 30일로 단축한 덕분이다. 이 회사는 늘어나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조선소와 블록공장을 짓고 있다.

STX그룹 강덕수 회장은 "수주.건조량.매출 등이 매년 40%씩 늘어나고 있다"며 "석유제품운반선 위주의 사업 구조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첨단 선종으로 바꿔 나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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