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지식인들 월간 『사회평론』 펴낸다|4월중순께 창간호 발간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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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젊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 성향의 지식인들이 힘을 모아 비판적 연구활동의 활성화와 대중적 확산을 위한 종합 월간지를 만든다.
최장집(고려대)·박호성(서강대)·김세균(서울대)·조희공(성공회 신학대) 교수 등 잡지 창간 준비위원들은 지난해 9월부터 준비작업을 시작, 최근 월간 『사회평론』 창간 계획을 확정했다.
『사회평론』은 진보적 학술지와 비판적 시사잡지의 성격을 겸해 2백50쪽 분량으로 4월 중순 창간호가 나올 예정이다.
『사회평론』은 80년대 후반 이후 지금까지 분야별 학술단체를 중심으로 자리잡아 온 학술운동을 하나로 결집, 보다 대중적인 차원으로 확산시켜갈 새로운 전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평론』은 학술단체가 발간한 소책자 형식의 화보나 1회적일 수 밖에 없는 세미나·심포지엄 등 기존활동이 가졌던 한계를 탈피, 일반인들에게까지 쉽게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매체인 셈이다.
동시에 매월 발간됨으로써 기존 시사잡지보다 학술적인 차원에서 각종 사회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분석, 나름대로의 독자층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대중매체의 필요성을 느껴온 진보적 지식인들이 본격적으로 잡지 창간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유일한 월간 학술잡지 『사회와 사상』이 폐간된 직후부터. 박호성 교수 등은 진보적 연구활동을 수용해 왔던 『사회와 사상』이 출판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폐간되자 『진보적 지식인 전체가 같이 투자하고 제작할 종합 월간지를 만들자』며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필요성을 느껴온 젊은 교수와 변호사·평론가 등 지식인들이 이에 호응, 창간 준비작업에 뛰어들거나 재정적 후원을 약속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창간준비위원·상임편집위원이 확정됐으며, 1억2천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준비위원회측은 『창간 이후로 약속한 기부금까지 합산할 경우 2억여원이 사실상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준비위원회는 대표격인 발행인에 강만길 교수(고려대)를 추대할 예정이며 실무를 총괄할 편집인에 박호성 교수를 내정하고 별도의 사무실도 이미 마련했다.
『사회평론』은 이같은 진보적 지식인층의 광범위한 후원으로 출발함에 따라 이들 후원자를 모두 필자로 수용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사회평론』은 학술연구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획논문」, 시사문제를 심층분석할 「특집」 등의 내용을 갖추게 되며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분야인 보건의료·법률인권·첨단과학 등도 포함할 예정이다.
편집인 내정자인 박교수는 『쉽게 말해 월간지 「말」과 「사회와 사상」의 중간성격이다. 다양한 입장의 지식인들을 넓게 포용하자는 취지를 위해 「전진을 위한 연대」라는 부제를 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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