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선생님상] 야학 30년 … 장애우 등 400명 '학교 밖 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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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조차 다닐 수 없는 장애우,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 가정형편상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

경북 안동시 경안여자정보고등학교 김영주(53.사진) 교사의 '학교 밖 제자'들이다. 1976년 교직에 들어선 이후 30년간 야간학교는 김 교사의 제2의 교실이었다. 80년 문을 연 '새마을 야간학교'부터 '마리스타 야간학교'까지 학교 이름은 바뀌었지만 김 교사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가정방문을 갔는데 방에 앉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던 지체 장애우가 있더라고요. 정신은 멀쩡한데 자기 이름 쓰는 법도 모르더군요. 그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시작된 김 교사의 야학 활동에서 고락을 함께한 제자만 400여 명이나 된다. 장애우 제자 가운데는 야학에서 공부해 7년 전 건국대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한 후 짝을 만난 제자가 주례를 부탁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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