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긴장 급속히 고조/미 대규모 기동함대 페만 항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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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라크도 5개사단 추가 배치/EC는 평화해결 외교접촉 노력
【바그다드·워싱턴·수빅만·리야드 AP·AFP·로이터=연합】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10여일 앞둔 3일 미국과 이라크 양측은 군사력 집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토에서 파견된 병력으로는 한국전 이후 최대 규모인 미해군 기동함대가 2일 필리핀의 수빅만 해군기지를 출발,페르시아만으로 항진하고,이라크가 5개 정예공화국 수비대사단을 새로 편성해 전선배치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첫번째 집단 군사개입조치로 2일 독일·이탈리아·벨기에 3개국 전투기 총42대를 이라크 인접 나토회원국인 터키에 대 이라크 억지병력으로 파견키로 결정했다.
한편 유럽공동체(EC)는 4일 긴급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새로 EC의 순회 의장국이 된 룩셈부르크의 자크 포즈 외무장관과 이라크 당국의 접촉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페르시아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막바지 외교적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페르시아만으로 항진중인 미 기동함대는 13척의 군함과 7천5백명의 상륙전대를 포함,해리어 수직 이착륙기와 M­60탱크로 중무장한 1만5천명의 병력을 탑재하고 이라크군 철군시한인 오는 15일께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연말휴가를 마치고 1일 워싱턴으로 귀임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일 영국 언론인과의 회견을 통해 『유엔 결의를 성공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한치도 이라크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라크가 철군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아직 결정해두지 않았으며 결정됐다 해도 이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미 행정부 관리들은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을 중동지역에 파견,동맹국들과 페르시아만사태를 협의토록 하는 계획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구랍31일 전선을 시찰,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경지역에 이미 60개사단을 배치시켰다고 말하고 이라크가 미국의 공격을 받게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집중적인 보복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 군사분석가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접경의 이라크군은 약 70만∼75만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라크는 또한 올해들어 징집연령을 18세에서 17세로 낮추어 이미 수천명의 청소년들이 새로 소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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