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독재자입니다. 국민에게 밥도 못 먹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비밀에 싸인 나라입니다. 나는 북한 지도자와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에 대해 쏟아낸 말들이다. 9·11 테러가 터지기 6개월 전인 2001년 봄이었다. 나, 김대중(DJ)은 부시 대통령 취임 47일 만인 2001년 3월 8일 서둘러 미국 워싱턴DC로 달려갔다. 부시와 첫 정상회담을 하고 ‘햇볕정책’을 설명하기 위한 공식 방문이었다.
부시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당혹스러웠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출 발언이었다. 기자회견에 앞선 2시간30분의 정상회담은 순조로운 듯했다. 나는 우리의 햇볕정책과 이로 인해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