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7일 밤 10시쯤. 나, 김대중(DJ)은 서울 동교동 집에 있었다. 대문에서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장 군인들이 밀려들어왔다. 총검을 꽂은 소총을 내 가슴에 겨눴다.
군인: “합수부(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서 나왔습니다. 잠깐 같이 가셔야겠습니다.”
DJ: “어디요?”
군인: “계엄사입니다.”
군인들에게 끌려나갔다. “저항하면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이 있었다고 훗날 들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1979년 10·26 사태로 유신체제가 붕괴한 이후 민주화의 도도한 물결이 용솟음치던 ‘서울의 봄’이 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