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 의원-이충한씨 평소부터 잘 아는 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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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민자당 박철언의원 등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골재채취 허가 등을 미끼로 동네주민 27명으로부터 7억1천8백50만원을 사취하고 행방을 감춘 대성봉사단 부단장 겸 수원지부장 이충한씨(36)는 평소 박의원과 친분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박의원 측은 지난 17일 이씨 사기사건이 드러나자 『이씨는 월계수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박의원 역시 이씨를 아는바 없다』고 밝혔으나 박의원은 6월초 의정부시 송추유원지에서 열린 동양문화연구소(문화부등록 동양문화연구소와는 다름) 간부수련대회에 참석해 이씨와 다정히 손을 잡고 기념촬영까지 한 사실이 최근 밝혀져 박 의원 측의 해명이 사실과 다름이 드러났다.
박의원은 지난달 17일에도 민자당 김인영의원 수원지구당행사에 참석했다가 수원시 화서동 대성봉사단 수원지부사무실에 들러 이씨를 격려한 사실도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이밖에도 박의원은 지난달 13일 서울 캐피탈호텔에서 열린 대성봉사단 임원취임식에 참석, 총무담당 부단장으로 임명된 이씨 등을 만났으며 6월18일 서울 모 호텔에서 열린 대성봉사단 지부 단장 연석회의에도 참석, 이씨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문화연구소는 대성병원 이사장이며 대성봉사단을 조직한 홍영의씨 등 10여명의 인사들이 조직한 모임으로 박 의원의 활동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들은 87년 대통령선거 때 노태우 후보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이씨는 이 같은 정치인과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대성봉사단 수원지부사무실에 박의원 등 정치인들과 함께 찍은 대형사진을 걸어놓은 외에도 「월계수회 대성봉사단」이라고 적힌 대형깃발을 사무실에 세워두었다.
대성봉사단원으로 이씨에게 피해를 본 박모씨(55)는 『평소 이씨가 박의원 등과 절친한 관계인 것처럼 행세해왔고 주변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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