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녀·아찔녀…섹시녀 댄스 관객몰이엔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흔들녀', '지하철녀', '아찔녀'…. 이 모두는 영화 마케팅 과정에서 탄생한 인터넷 신조어들이다. 이름하여 섹시춤을 추는 여배우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이는 여배우들을 담은 동영상을 먼저 유포해 영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배가시키는 방식이 영화 홍보의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명 '섹시녀 댄스'가 영화계의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가 된 셈이다.

물론 여배우들의 춤장면은 두고두고 화제가 된 적이 많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비롯해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하늘, 지난해 개봉한 '작업의 정석'의 손예진이 망가진 듯 섹시한 댄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홍보를 염두에 둔 섹시 댄스 동영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일반인들이나 연예인 지망생들이 인터넷 동영상으로 깜짝 스타가 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데 착안한 마케팅 방식이다.

관객과 네티즌을 한꺼번에 홀릴 섹시댄스를 위해서 여배우들은 미리 오랜 시간 연습을 하고 최고의 매력을 선보인다. 한때 여배우들의 망가진 막춤이 각광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섹시녀 댄스의 위력을 가장 먼저 입증한 것은 이재용 감독의 영화 '다세포 소녀'였다. 여주인공 김옥빈이 교복 차림으로 화려한 무대에 서서 댄스를 선보이는 일명 '흔들녀'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삽시간에 유명세를 얻었다. 여주인공이 춤을 추는 영상이 인터넷에 돌면서 스타가 된다는 영화 속 상황을 실제로 재현한 셈이지만 그 여파는 영화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김옥빈 댄스', '흔들녀' 등이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2위를 차지하게 할 만큼 컸다.

뒤이어 추석 개봉작인 '구미호 가족'은 매력적인 여주인공 박시연을 내세워 일명 '지하철녀' 댄스를 선보였다. 극중 남자를 밝히는 구미호 가족의 첫째딸인 박시연이 지하철에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섹시한 의상으로 춤을 추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따로 제작한 것이다.

16일 개봉한 '누가 그녀와 잤을까'의 경우에는 아찔한 섹시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아찔녀'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댄스영상 홍보 계획을 세웠다가 너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공개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더 관심을 모았다.

외화도 덩달아 섹시녀 댄스 홍보에 나섰다. 외화 '사일런트 힐'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간호사 복장을 한 기괴한 크리처들이 춤을 추는 장면을 '간호사 크리처 댄스 동영상'으로 만들어 섹시녀 특수 합승을 노렸다.

그러나 섹시녀 댄스 동영상을 통한 홍보가 화제성 만큼 관객몰이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인터넷 검색순위 1위 등 인지도의 상승은 보장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싶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작품과 컨셉트가 잘 맞아야 한다"는 게 이유다.

'다세포소녀'의 경우 인지도와 화제성은 최고였지만 정작 영화는 흥행에서 실패했고, '구미호 가족'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능 수험생을 노린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까. <스타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