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찬성 의견을 밝힌 데 대해 "국민의당 이름으로 검수완박 회동에 참석해 국민의힘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합당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당 합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권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직을 이용해 검수완박과 관련한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국민의당 상황 내에서 권 의원은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을 대표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개인의 소신을 위한 것이라면 당장 탈당하고 합당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합당 이전에 좀 국민의당 측에서 (권 의원의 거취에 대한) 판단을 하고 그에 따라 제명이든 탈당이든 처리하고 오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직 합당 절차가 마무리된 게 아니고, 내일 전국위원회가 남았고 수임기구 활동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국민의당 측에서 권 원내대표 거취에 대해 판단하고 합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탈당이든 제명이든 우리 당에 와서 하는 모양새는 저희도 원치 않다"며 "이태규 의원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는데, 어떻게든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은 지난 19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찰개혁의 중추는 수사·기소의 분리이고, 그런 방향으로 과거에 추진됐으나 6대 범죄를 그저 남겨놓는 미진한 방향성으로 됐다"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 법안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과 합당에 반대하며 국민의당에 제명 처리를 요구한 상태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는 당에서 제명 조치가 안 돼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