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신차 개발 단계부터 낭비요소를 제거합니다. 요즘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를 개발할 때 하나의 플랫폼(차체 뼈대)으로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차량 등 다양한 차를 만듭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들이 많아지면 함께 쓰는 부품도 많아지죠. 이러면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1개 차량용으로만 부품을 구매하지 않고 여러 차량용으로 사들이면 원가를 30~50%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도요타는 연간 900만 대를 생산하면서 이런 방식을 많이 씁니다. 10만 대씩 생산하는 10여 개 SUV 차종의 실내 손잡이 그립(통상 네 개)이 모두 다르면 종류는 40종이 넘습니다. 이것을 하나로 통일하면 수백만 개씩 대량구매가 가능해져 단가를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도요타는 이런 방식으로 1995년 이후 매년 1조원의 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기아차와 플랫폼을 공유한 차량이 늘면서 이런 방식으로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영이 안 좋다고 무조건 광고.마케팅 비용을 깎는 것보다는 한 차원 높은 비용절감 대책이지요. 기아차 스포티지나 현대차 투싼은 차체 뼈대.엔진.변속기가 같을 뿐 아니라 핸들이나 실내 인테리어도 비슷합니다. 비슷한 차체 뼈대를 쓰는 아반떼.쎄라토에도 같이 쓸 수 있는 부품이 적잖습니다.
현대차는 신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무게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연비도 높이겠다는 전략도 추진중입니다. 자칫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강판 두께나 철판을 줄였을 경우 미국.유럽의 안전도 테스트에서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차 설계 때부터 이런 것을 고려한다는 겁니다. 이 모두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입니다.
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