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꼿꼿이' 들고 법정향했다, 부모·형 살해 자수한 30대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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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31)가 1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목동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31)가 1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김모(31)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검은색 상의와 운동화 차림으로 법원 입구에 나타난 김씨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정면을 꼿꼿이 응시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스스로 신고한 이유가 뭔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김씨는 지난 10일 양천구 자택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살인)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뒤 오전 6시 50분쯤 119에 전화해 "3명을 죽였다"고 신고했고, 소방으로부터 신고 내용을 통보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가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범행 사나흘 전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김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 '가족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입양된 양자라서 차별을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씨 친척은 "입양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 압수수색을 통해 병명과 진료내역을 확인하는 한편 범죄심리분석관 투입, 신뢰관계인 동석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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