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수출액인데…무역수지 20개월만에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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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달 수출액이 한 달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하지만 에너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 오르면서 무역 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실적

2021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실적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3% 증가한 607억4000만 달러(72조2633억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604억4000만 달러) 처음 월간 수출액 6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또다시 사상 최고 수출액을 경신했다. 반면 지난달 수입액은 2020년 12월과 비교해 37.4% 증가한 613억2000만 달러(73조14억원)를 기록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면서 무역수지는 5억9000만 달러(7024억원) 적자를 봤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 시작한 2020년 4월(-9억5000만 달러) 이후 20개월만 처음이다. 2020년 4월을 제외하면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적자를 봤었다.

지난달까지 포함한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6445억4000만 달러(767조2772억원)로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 수출액은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호황)’이 있었던 2018년 6049억 달러다. 이때와 비교해 지난해 수출액은 약 396억 달러 더 많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누적 수출액이 지난달 13일 오전 11시 36분을 기준으로 이미 2018년 전체 수출액을 넘었다고 밝혔었다.

수출액이 연일 최고 기록을 쓰고 있지만,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이 그만큼 많이 올라서다. 최근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에 지난달 원유(73.8%)·석유제품(177.5%)·가스(97.1%)의 수입액은 1년 전보다 급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수입액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일본 등 주요국은 우리보다 앞서 이미 무역수지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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