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기업 82% “차별당해”…리쇼어링 계획은 13%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열 곳 중 여덟 곳(82%)은 중국 기업과 비교해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차별받는 분야로 인허가 절차(49.6%)를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10년 중국 내 사업 환경 변화조사’라는 제목의 자료를 22일 공개했다.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 이상 된 한국 기업 13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중국 투자환경 나빠진 이유

중국 투자환경 나빠진 이유

설문 응답 기업의 86%는 올해 중국의 투자 환경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나빠졌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정부 리스크(38.1%), 중국과 외국 기업의 차별(20.5%),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18.2%) 순으로 답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70%는 최근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내세워 각종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정책의 전면에 내세운 공동부유는 ‘다 같이 잘 살자’는 뜻으로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한다.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를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기술기업과 암호화폐·사교육·게임 등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설문 응답 기업의 81%는 앞으로 5년간 중국에서 공동부유 관련 규제가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기업들은 소방·안전 점검 등 각종 영업 규제(21.5%)와 환경 규제(14%), 세제·금융지원(12.1%) 등에서도 중국 기업과 비교해 차별을 받는다고 봤다.

중국의 차별규제 어떤 게 있나

중국의 차별규제 어떤 게 있나

전경련은 중국에서 하는 사업을 다른 나라로 옮긴다면 어디로 갈 것인지도 물었다. 기업들은 동남아·인도를 포함한 신남방지역(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으로 되돌아오겠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전경련은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려면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2013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기업지원법)을 제정했다. 이 법을 시행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생산설비를 국내로 되가져온 기업은 88개였다. 대기업 중에선 현대모비스가 유일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34%는 10년 전과 비교해 연간 매출액이 줄었다고 답했다. 매출액 감소의 원인으로는 현지 경쟁 심화(45%), 현지 수요 부진(27%), 중국 정부의 규제(23%)를 꼽았다.

기업들은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 간 경제외교 강화(41%)를 대중국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이 적극적으로 교류해 현지 진출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