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교통방송( TBS)의 예산을 삭감한 이유에 대해 재정독립을 위한 배수의 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여당 시의원들은 특정 진행자를 겨냥한 보복성 예산삭감이라고 맞서며 시와 시의회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市 "재정독립 각오 있어야 한다"
3일 서울시의회의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황규복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재정독립을 위한 상업광고 유치 노력이 실패하면 TBS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서울시는 내년도 TBS 예산을 올해 375억원에서 252억원 수준으로 약 122억원 삭감하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에 윤종장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252억원과 다른 수입 120억원을 갖고 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기획관은 "전날 이강택 대표가 '상업광고 어려우면 아나운서들이 음악방송만 틀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에 동의한다"라며 "그렇게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재정독립을 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삭감 이후 TBS 예산은 인건비와 기본경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여당 시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윤 기획관은 "TBS가 독립 방송과 경영효율화를 위해서는 재정자립도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업광고가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또 윤 기획관은 지금이 TBS 재정독립의 기회라고 말하며 그 이유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발언을 보니 상당수 위원이 서울시 출연금이 독립적 재정을 가로막는다, 안정적 재원이 있는 상태에서 상업광고를 허용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 적기라 판단했다"라고 답했다.
與 "김어준 보복성 삭감 아니냐"
신원철 민주당 시의원은 "이강택 대표도 지난달 25일 처음 통보받고, 전혀 예측 못 한 금액이었다고 했다"라며 "오세훈 시장이 TBS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지 않으니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만선 민주당 시의원 역시 "방송인 김어준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지지 발언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회당 200만원을 받는 김어준을 제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 시의원이 "무리수가 있다면 기획관이 시장에 정확히 보고해서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윤 기획관은 "예산은 우리가 짜서 시장에게 올렸다"고 말했다.
'TBS 길들이기 아니냐'라는 지적에도 윤 기획관은 "길들이기도 아니고, 길들여질 수도 없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