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한-중의 정곡 겨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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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관중이 많은 인기 종목은 아니지만 메달 밭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격 (금 40개)과 펜싱 (10개)은 상위권을 노리는 국가들의 전략 종목이다.
사격의 경우 중국 강세가 확실, 여기에 한국과 북한의 도전이 볼만하며 펜싱에선 한국과 중국이 백중지세를 보이고 있다.

<사격>
86아시안게임에서 l5개의 금메달 (전체 30개)을 쓸어간 중국 (한국은 7개)의 우세가 확실하다.
중국이 금메달을 10개 추가한 것도 그러한 자심감에서 비롯된 것.
82년 뉴델리 대회 때까지만 해도 중국은 물론 2위권인 북한·일본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현저한 열세였던 한국은 최근 들어 소총과 권총을 바탕으로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최소 7개 이상의 금을 획득, 사상 처음 북한을 능가하려는게 최대 목표다.
한국이 우승을 자신하는 종목은 90년 모스크바 세계 선수권 소총 부문 2관왕인 이은철 (23·푸른 동산)이 출전하는 소구경 복사 및 3자세의 개인·단체전과 간판 박병택 (24·상무)의 스탠더드 및 센터파이어 권총의 개인 단체전.
이들 8종목은 중국·북한이 최근 약세를 보이는 데다 한국 선수들의 실력 수준이 안정세여서 이변이 없는한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이밖에도 지난 5월 아시아클레이 선수권 (서울)에서 우승한 남자 트랩 단체전과 가장 두터운 선수층으로 치열한 국내 평가전 끝에 선발된 여자 공기소총의 진순영 (통신공사) 윤순남 (상업은) 이은주 (한체대) 트리오가 역시 단체전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올라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전통의 강세 종목인 속사·자유권총과 러닝게임 (정상), 그리고 클레이 부문의 스키트 (여)에서 5∼6개의 금메달을 거두어 갈 것으로 사격계는 보고 있다.

<펜싱>
10개 (남 6·여 4)의 금메달이 걸린 펜싱은 한마디로 한남중여의 세력 판도를 보인다.
이같은 판단은 북경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었던 제1회 아시아선수권 (89년11월·북경)에서 한국과 중국이 똑같이 금메달을 5개씩 양분한데서 비롯된다.
당시 한국은 남자 사브르 단체·남자 플러레 (김승표)·남자 에페 (양달식) 신설 종목인 여자 에페 단체·개인 (이순이) 등을 석권했고 나머지 5개의 금은 중국이 몽땅 가져갔다.
반드시 그렇다곤 볼 수 없으나 북경 대회 출전 선수들이 대부분 변화 없이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 선수권 대회의 종목별 결승이 재연될 가능성도 크다.
우선 남자 플러레에선 김승표 (25·지하철공사)와 신예인 황준석 (20·한체대)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한국은 둘을 앞세워 단체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여기에 도전하는 중국세는 86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랴오샤오페이가 있고 당시 단체 은메달의 주역이었던 창리쳉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남자 사브르도 한국의 메달 기대 종목. 아시아 선수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자신도 개인 2위에 올랐던 유상주 (22·한체대)와 김상욱 (26·지하철공사)이 개인 우승자인 창에페이 (중국)에게 설욕을 노린다.
남자 에페에선 아시아선수권자 양달식 (27·화성군청)이 건재하고 지난 7월 세계 선수권 대회 (프랑스 리옹)에서 한·중·일 선수로는 이 부문 최고 성적인 20위에 오른 이상기 (24·동양시멘트)가 역시 중국의 마치 (22위·86은메달)의 거센 도전을 받을 전망이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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