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제11회 아시안게임 앞으로 11일|중화 장벽을 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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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구기종목 중 여자농구와 남자배구가 북경대회에서 장신의 중국을 이겨 볼 것인가 하는 것이 뜨거운 관심거리다. 서울 아시아드에서 모두 중국에 눌려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이번 북경대회에서는 절치 부심,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여자농구>
올 들어 중국과 두 차례 대결을 통해 가능성을 엿보여 지난 78년 방콕대회이래 12년만의 정상복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중국과의 역대전적은 아직 9승8패로 미세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올 들어 아시아선수권대회(3월·싱가포르)에서 78-76 2점차로, 세계 선수권대회(7월·말레이시아)에서 81-80 1점차로 각각 패했었다.
올 들어 재구성된 여자농구 대표팀은 국내 최장신센터 정은순(정은순·1m88cm)이 가세함으로써 성정아와 더불어 튼튼한 더블포스트를 구축, 중국의 정하이샤(정해하·2m4cm) 쉬춘메이(서춘매·1m94cm)두 거 봉과의 골 밑 싸움에서 종전처럼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게 된 것이 큰 변화.
외곽 슛에선 단연 한국이 앞서므로 골 밑 대결에서 대등하게만 이끌 수 있다면 대어를 낚아 캘 수 있다는 게 정주현 감독의 진단이다.
중국은 두 장신의 골 밑 플레이뿐 아니라 링광(능광) 쉐추이란(설취난) 두 가드의 폭넓은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교과서적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단조로움이 취약점.
이에 따라 「타도중국」의 묘수 찾기는 발빠른 중국 가드 진의 효율적인 봉쇄와 다양한 속공패턴의 개발에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후반의 강압수비를 펼칠 수 있는 체력보강에 중점을 두어 왔다.
한국의 예상 주전으로는 센터 진에 성정아·정은순·조문주가, 가드 및 포워드 진에 최경희·이형숙·정미경, 그리고 천은숙 등을 내세울 계획.
경기초반 공·수에 걸친 이니셔티브를 장악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듯.

<남자배구>
여자농구와 마찬가지로 남자배구도 12년만에 정상에 도전하며 홈팀 중국을 꺾어야 하는 숙명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지난 74년 테헤란대회에 첫 모습을 드러낸 중국은 아시안게임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에 3승2패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10월 서울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일본을 연파, 14년만에 첫 패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은 서울올림픽이후 대폭「물갈이」한 신예 팀을 출전시켰으며 이후 신진들의 기량이 무섭게 성장, 전통의 위력적인 고공배구를 이미 되찾았다는 소식이다.
중국베스트 중 가오마오원(25·1m96cm)은 아시아최고의 후위공격수로최대 경계선수. 상대수비를 송두리째 흔들어 대는 예측불허의 백어택이 세계적이다.
여기에 노장 장신 세터 장런장(장인강·32·1m90cm)의 노련한 경기운영, 웡위칭(22· 2m4cm)의 가공할 고공 블로킹이 공포의 대상.
이와 함께 중국은 평균신장(1m95cm)에서도 한국보다 5cm나 커 유리한 입장이나 다만 수비에서 난조를 보이는 것이 취약점.
한국은 중국의 수비허점을 이상렬·정의탁의 속공으로 찌르고 장윤창·하종화 마낙길로 이어지는 집중포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
수비에서 안정돼 있다는 점이 한국의 승인(승인)이 될 공산이 크지만 결국 경기당일 조직력이 얼마나 쾌조의 리듬을 타느냐 하는 것이 승부의 초점이 될 것이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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