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새 수장 누가될까/이 대법원장 연말 정년퇴임 법조계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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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결파동 악몽 후임거론 조심/최재호ㆍ이회창 대법관등 물망/「재야」 조규광ㆍ김두현씨도 거명
6공 후반기의 사법부를 이끌 새 대법원장은 누구일까.
금년말 정년퇴임하는 이일규 현 대법원장의 후임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대법원장은 1920년 12월16일생이므로 대법원장 정년규정(70세)에 의해 재임 2년6개월만인 금년 12월15일 퇴임하게 된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국회동의를 받아 임명하게 되어있어 후임 대법원장은 올 정기국회 막바지인 11월하순께 국회동의 절차를 거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8월말 외유를 떠난 이대법원장이 이달중순 귀국하는대로 후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거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6공들어 88년6월 법관서명파동으로 김용철 당시대법원장이 도중하차하고 정기승 대법원판사가 대법원장으로 지명됐으나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사법부사상 처음으로 동의안이 부결되는 등 진통을 겪은바 있기 때문에 후임자에 대한 거론도 매우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현재 법조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최재호(56) 김덕주(57) 이회창(56) 박우동(56) 대법관 등 4명.
사법부 밖에서는 조규광 헌법재판소장과 김두현 전 대한변협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재호대법관(경북고령ㆍ고시7회)은 대법관중 최선임으로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법이론과 행정실무에 모두 밝다는게 강점이지만 경북고출신의 전형적인 TK란 점이 변수가 되고있다.
노대통령 집권후기이기 때문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나 박준규 국회의장을 포함,3분의 장이 모두 TK일색이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이회창대법관(서울ㆍ고시8회)은 5공시절 가장 젊은 나이로 대법원판사를 지낸후 86년 재임명에서 탈락,변호사로 있다 88년 재야영입케이스로 대법관이 됐으며 탁월한 법이론과 곧은 몸가짐으로 명망이 높아 일찍이 대법원장감으로 손꼽혀 왔다.
일관되게 「사법적극주의」를 주장했으며 최근에는 동해시 재선거과정에서 부정을 개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워원장직에서 사퇴했었다.
다만 이대법관에 대한 정치권의 「거부감」과 고시8회이기 때문에 선임자들의 진퇴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덕주대법관(충남 부여ㆍ고시7회)도 이대법관과 같이 대법원판사를 지낸후 재임명에서 탈락했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법원행정에 밝고 법이론구성ㆍ실무능력이나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박우동대법관(경남 함안ㆍ고시8회)은 민사소송분야의 대가로 공부하는 대법관으로 유명.
박대법관은 솔직ㆍ담백ㆍ소탈한 성격으로 후배,특히 소장법관들로부터 「적임자」란 평을 듣고 있다.
조규광헌법재판소장(64)과 김두현 전 대한변협회장(64)은 모두 해박한 법이론과 강직한 성품으로 재야는 물론 재조에서도 「외부인사」라면 두사람중 1인이라는 얘기가 나올정도다.
다만 현직이 아닌 「재야」라는 점과 두사람 모두 고시아닌 변시출신이란 점이 변수다.<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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