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증시'오르면 국내 주가도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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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홍콩H 증시가 국내 증시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말 이후 홍콩H 시장이 상승 또는 하락세로 반전하면 1~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H시장은 중국 국적의 84개 기업이 상장돼 있는 증시로 같은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는 중국 상하이A 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제한돼 있어 중국 기업 투자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H시장이 국내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5월부터. 올 들어 주가 상승세가 미미했던 H시장은 5월 19일부터 상승세로 반전했다.

그러자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팔자'에 치중하던 외국인들은 같은 달 28일부터 6월 20일까지 17일간 2조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H시장이 지난달 8일부터 하락세로 급반전하자 같은 달 9일 연중최고치(767.46)까지 상승했던 종합주가지수는 9일 뒤인 17일부터 급락세로 돌아서 690선까지 떨어졌다.

이어 하락하던 H시장이 9월 22일 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도 8일 뒤인 30일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H시장이 국내 증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의 핵심이 중국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록 H시장과 A시장으로 들어가는 외국인 자금이 절대 규모에서는 한국이나 대만에 미치지 못하지만 투자 규모의 증가율에서는 단연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 이후 중국에만 투자하는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 순유입 규모는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일본 제외)의 자금 순유입 규모의 40%에 이르고 있다.

H시장에 대한 정보는 홍콩 증권거래소 홈페이지(www.hkex.com.hk)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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