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연극무대 대형공연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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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새봄을 맞아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대형공연이 이어져 연극애호가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오랜 연습과 많은 투자로 잘 다듬어져 『볼만한 연극이 없다』는 그동안의 비난을 불식할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들 작품은 형식면에서 뮤지컬·세미뮤지컬·서사극·심리극등이며, 특히 창작극이 많은 것이 고무적이다.
현재 공연중이거나 이달안에 선보일 작품은 다음과 같다.
◇영웅만들기=극단 미추의 네번째 정기공연작으로 정통창작뮤지컬. 27일부터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중견작가 김지일씨 작품에 김정택씨가 곡을 붙이고 손진책씨가 연출했다.
부의 권력구조에 편승하려다 마침내 양심을 회복해가는 젊은 남녀의 얘기로 『이 시대의진정한 영웅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밑바닥 인생인 건달 남자와 호스티스가 거짓부부로 가장, 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24시간내에 죽어버려 불길한 예식장이란 낙인이 찍힌 한 예식장의 홍보작전에 거액을 받고 나선다. 그러나 이들은 조작된 음모의 허구성을 깨닫고 죽음으로 조작극에 도전, 진정한 영웅으로 되살아난다.
창극과 마당놀이등 전통놀이의 현대화를 고집해온 극단 미추가 작년의 『신이국기』에 이어 내놓는 최초의 창작뮤지컬로 기대된다.
이승철·김성녀·김진태등 대표적 뮤지컬 배우와 미추의 단원 전원이 출연한다.
◇남한산성=국립극장 개관40돌 기념공연 창작서사극. 오는 31일부터 국립극장대극장에서 공연된다.
74년에 초연됐으나 개관40돌을 맞아 앙코르공연작으로 뽑혔다. 김의경작·정일성연출로 병자호란당시 남한산성으로 피난갔던 조선조 군신들의 얘기. 청과의 화해를 주장하는 주화파와 저항을 주장하는 척화파의 대립을 다루면서 현실론자였던 주화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색적이다.
국립극장 연기자 양성소 1기생으로 출발, 미국에서 브레히트를 연구하고 귀국한 정일성씨가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분석적으로 연출해 서사극적 맛을 느끼게 해준다.
◇운상각=극단 목화의 올해 첫작품.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15일까지 공연중이다. 매일 오후4시·7시. 762-5231.
독특한 작품세계를 고집해온 오태석씨가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구한말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수난과 이에따른 헤어짐의 비극을 풀어나간다.
◇도적들의 무도회=극단 자유의 앙코르공연작.
17일까지 롯데월드예술극장에서 공연중이다. 매일 오후7시30분, 주말 오후4시·7시. 411-4343.
지난해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돼 화제가 됐던 작품을 장소만 옮겨 다시 올린 것으로 비교적 가버운 터치의 하이코미디. 프랑스 희곡작가 장아누이작으로 프랑스문화성에서 파견된 아젠고츠가 연출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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