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아홉수 넘었다'… 삼성전 5.2이닝 무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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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에서 선발 등판한 현대 장원삼이 혼신의 힘으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의 새내기 투수 장원삼(23)이 고개 하나를 힘겹게 넘었다. 흔하디 흔한 작은 고개였지만 장원삼에게는 산맥과도 같았다.

장원삼은 30일 수원에서 열린 선두팀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5와3분의2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위 현대는 삼성 전병호를 상대로 기회 있을 때마다 적시타를 때려 5-0으로 승리했고, 장원삼은 시즌 10승(8패)째를 기록했다. 9승에서 10승으로 넘어가는 데 근 한 달이 걸렸다.

8월 1일 LG와의 경기에서 9승째를 올려 금세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것 같았지만 이후 네 경기에서 3패만 추가했다. 200승 고지를 눈앞에 둔 한화의 노장 송진우(40)가 그랬듯 '아홉수'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네 경기를 하는 동안 3점 이상 내준 적이 없다.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선발투수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장원삼이 등판한 네 경기에서 현대의 득점은 모두 합해 6점. 경기당 1.5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18일 SK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에는 김재박 감독이 "장원삼이 잘 던졌는데 져서 안타깝다"고 아쉬워했을 정도다.

장원삼은 한화의 '괴물 신인' 류현진(16승4패)이 너무 잘 던져 그 그림자에 가려 있지만 현대가 자랑하는 미래의 에이스다. 정민태나 김수경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룰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10승은 상징적 의미를 지녔고, 꼭 넘어야 할 고비였다.

한편 4위 KIA는 광주에서 한화를 6-4로 누르고 48승47패, 5위 SK는 문학에서 LG를 5-1로 제압해 51승53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승차는 두 경기다.

롯데는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호세의 20호 홈런, 이대호의 19호 아치를 앞세워 13-1로 대승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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