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세계바둑오픈' - 하변 白대마, 사는 수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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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16강전
[제5보(64~82)]
白.趙治勳 9단 | 黑.元晟溱 5단

점심시간 내내 조치훈9단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원성진5단은 푸근함과 여유를 숨기지 않았다. 이런 대조적인 모습은 하변의 생사 탓이었다.

이 백이 사는 수가 없었다. 설마 했으나 정말 없었다.'참고도1'처럼 백1, 3, 5를 선수하고 7로 궁도를 크게 넓혀도 결국 흑12에 이르러 A와 B를 맞보기로 잡히고 만다.'참고도2'처럼 7로 먼저 집을 내도 마지막에 10의 치중수로 두 집을 만들지 못한다.

오후 1시30분에 속개돼 趙9단은 64로 우상에 선착했다. 반상최대의 곳으로 지목되던 그곳이었다. 趙9단의 눈빛은 훨씬 가라앉아 있었고 얼핏 그의 모습은 승부를 떠난 듯 초연해 보이기도 했다.

수많은 소소회 젊은 기사들이 이판의 모니터 앞에 모여있었다. 그들은 元5단의 응원부대였지만 프로답게 평가는 냉정했다.

"元5단이 우세하다. 그러나 아주 끝난 것은 아니다. 하변 백이 잡혔지만 일방가인데다 C의 끝내기가 있어 차이는 반면 10집 정도"라는 얘기였다.

반면 10집이라면 덤을 제하고 불과 3집반이다. 바둑이란 참 묘한 것이다. 하변이 통으로 죽었는데 그것밖에 차이가 안난다. 하지만 이 3집반은 뉘앙스로 볼 때 백을 최대한 봐준 3집반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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