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유전자" 음모론 빠진 美아빠, 두 아이 작살총 잔혹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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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매튜 테일러 콜먼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캡처

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매튜 테일러 콜먼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에서 음모론에 빠져있던 한 남성이 “뱀 유전자를 갖고 있어 괴물로 자랄 것 같다”며 자신의 어린 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및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서 서핑 학교를 운영하는 매튜 테일러 콜먼은 2살 아들과 생후 10개월 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콜먼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음모론을 추종하는 극우 성향 단체 ‘큐어넌(QAnon)’과 ‘일루미나티’의 음모론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내가 아이들에게 ‘뱀 유전자’를 물려줬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살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수사관은 “콜먼은 세상을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범행 도구에는 작살 총이 사용됐다.

콜먼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멕시코로 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콜먼은 지난 7일 두 아이를 데리고 멕시코 로사리토에 있는 한 호텔에 도착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콜먼은 범행을 저지른 뒤 홀로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콜먼의 아내는 “남편과 아이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며 “가족 캠핑 여행을 떠나려 했는데,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는지 말도 안 하고 떠났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콜먼의 아내는 아이들이 위험에 빠졌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남편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수사당국에 말했다.

수사당국은 콜먼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기능으로 그가 멕시코 로사리토 인근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FBI 수사관들은 그를 국경 검문소에 붙잡았다. 콜먼의 두 자녀는 멕시코 로사리토 인근 도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콜먼의 뱀 유전자 관련 진술은 영국의 음모론자 데이비드 아이크 등의 주장으로 알려진 ‘뱀 인간’ 음모론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 음모론은 인간으로 변장한 뱀 형태의 우주인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콜먼의 이웃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콜먼의 이웃 중 한 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가정적인 남자처럼 보였다”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고, 너무나도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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