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 정비공장 이용 힘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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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동차수가 급증, 매년 20만대 정도씩 늘어나고 있는데도 서울시가 중소자동차정비업소 보호를 이유로 자동차 생산업체 정비공장(애프터서비스센터) 신규허가를 87년11월부터 2년께 금지, 간단한 점검·정비·수리에 1주일이상 걸려야 하는 등 소비자들이 애프터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가 크다.
게다가 일반 중소업체까지도 밀려드는 차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배터리 상들까지 고장 수리에 뛰어드는 등 무허가 정비업소들이 난립, 정비불량에 따른 각종 교통사고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태=애프터서비스센터에서 점검 또는 정비·수리를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실정.
서울 원효로4가 현대자동차 정비센터의 경우 날이 채 밝기도전인 13일 새벽5시쯤부터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 오전8시를 전후해 6백대 규모의 주차장을 꽉 메우고, 이 시간 이후 도착한 차들은 그냥 되돌아가거나 주변도로에 마구 주차, 이 일대 출근길 교통흐름까지 막는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센터의 시설능력부족으로 정비·수리에는 1∼2주일씩이나 걸려 소비자들 중에는 정비사에게 속칭 급행료를 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
교통사고로 앞부분이 조금 부서져 이날아침 이 공장을 찾았던 김민규 씨(31·자유업)는 『간단한 수리인데도 1주일 후에 차를 찾아가라고 해 하는 일에 큰 지장을 받게됐다』며 『서비스 공장을 시급히 증설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장 정비부 차장 정준권 씨(32) 는 『하루 정비능력이 6백50대밖에 안 되는데 비해 하루평균 1천여 대씩이나 밀려들기 때문』이라며 『차량이 느는데 비례해 정비·수리 역시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편은 대우·기아·쌍용 등 4대 메이커 모두 마찬가지.
◇정비업소 현황=4대 메이커의 정비공장은 현대 3, 대우 2, 기아 3, 상용 1개 소 등 모두 9개뿐으로 모두 신규허가 금지조치가 되기 전인 87년11월 이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일반정비업소도 올해 10월말현재 3백22곳 뿐으로 87년10월말 3백4곳에 비해 18곳이 겨우 늘어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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