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모집에 "학력인플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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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최근의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TV 탤런트모집에 응시자들의 학력 인플레현상이 나타나고있다.
MBC가 7일 발표한 제19기 탤런트 1차 합격자들의 학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합격자 9백32명 중 전문대졸업 이상의 학력소지자가 모두 5백44명(58.4%)이며 이중 4년제 대학졸업자와 졸업예정자만도 3백25명(34.9%)에 이르렀다.
MBC 측은 1차 시험의 선발기준을 학력보다 용모나 개성·연기경험에 두었기 때문에 전체응모자 6천5백22명의 학력분포도 거의 유사한 비율일 것이라고 밝혔다.
탤런트 모집업무를 담당해온 관계자들에 따르면 70년대까지 초급대 이상 학력 응시자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80년대부터 대학생응시자가 급격히 늘기 시작해 올해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었다는 것이다.
한편 전체응시자수도 80년대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70년대의 1천명 선에서 80년 초 2천명, 84년 3천명, 86년 6천명 선으로 늘어났다.
이같이 탤런트모집에 고학력응시자가 늘어나는 것은 최근의 구직난 뿐 아니라 탤런트직에 대한 인식 변화와 대우개선에도 크게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응시자들이 탤런트직에 대해 TV에 출연할 수 있다는 막연한 동경심에서 취미활동 정도로 생각하고 응시했으나 최근에는 「떳떳한 평생직장」으로 구체적인 계획에 의해 응시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또 수입 면에서도 탤런트직은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다. 능력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만 3∼4년 경력 탤런트의 월평균수입은 약60만∼70만원정도이며 드라마에 고정출연할 경우는 약 2백만원대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밖에 탤런트직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로 얼마든지 부업이 가능하며 「스타」가 될 경우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경제적 부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매력으로 꼽힐 수 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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