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돈벌이 훈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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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투자 아이디어

피터 번스타인 지음, 강남규 옮김
이손, 496쪽, 1만8000원

새무얼슨, 케네스 애로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7명을 포함한 학자들이 투자전략을 일러주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 일이 실제로 이뤄졌다. 학자들이 과학적으로 연구. 실험하기 시작한 것은 주가가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약세를 보인 74년이라고 한다. 그 이후 '가치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 인덱스 펀드, 프로그램 매매 등 요즘 일상적으로 쓰이는 개념을 언제 어디서 누가 왜 쓰기 시작했는지 '투자전략사(史)'를 살피는 내용이다. 수식과 기호를 쓰지 않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섞어가며 금융투자 전략을 다루기에 비교적 쉽고 재미있다.

'증권 데이터 분석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코울스는 몇 십년 간의 주가 자료를 근거로 "투자정보지의 주가 예측 성공률은 동전 던지기 확률보다 뛰어나다 할 수 없다"며 시장분석가의 예측능력에 회의를 나타냈다. 그리고 주가는 예측 불가능이란 것이 증명되면서 나온 전략이 원금을 최대한 잃지 않으면서 안정적 수익을 얻기 위해 '포트폴리오 전략'이 나왔다. 해리 마코위츠가 개발한 이 전략은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를 학술적으로 입증해 이제는 널리 쓰인다.

천체물리학자(오즈본), 프랑스어 전공자(유진 파머), 수학자(루이 바슐리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론을 정립하고, 실제 증시를 오가며 과학적 탐구를 한 과정을 좇고 나면 투자전략의 '숲'을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증권 투자로 벼락부자가 되는 비결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증권시장 주변에 나도는 온갖 통념과 이설, 주의, 주장이 언제 유용한지 제대로 평가하도록 돕는 책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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