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혁명 기념일에 민주화 요구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AFP·AP=연합】소련은 볼셰비키혁명 72주년을 맞은17일 예년과 같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화려한 군사퍼레이드를 벌였으나 일부지역에서 시위군중들이 붉은 깃발을 대우고 모스크바 도심에서 1당 독재의 종식을 촉구하는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몰다비아 공화국에서는 시민들의 방해로 군사퍼레이드가 중단되는 등 최고의 국경일이 파업과 시위로 얼룩졌다.
이날 종족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소련남부의 아르메니아공화국과 그루지야공화국에서는 수 천명의 민족주의자들이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볼셰비키혁명을 기념하여 공공건물에 게양된 붉은 깃발을 불태웠다.
그루지야에서는 사전에 공식 기념행사를 취소했으며 아르메니아에서는 관리들이 단순한 화환증정식만을 가졌다.
한편 소련최대의 핵실험장이 위치한 남서부 카자흐공화국 수도 알마아타에서는 소련최초의 반핵단체인「네바다운동」이 주도하는 대대적인 반핵시위가 있었다.
남서부 몰다비아공화국에서는 수 천명의 민족주의 시위군중들이 수도 키시네프에서 군사퍼레이드에 참가한 탱크와 군용차량을 가로막는 등 행사를 방해하다 경찰과 충돌, 수명이 부상했으며 이 충돌로 군사퍼레이드가 취소되고 관람석중앙에 있던 공화국 간부들이 피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발트 3개 공화국에서도 공식행사가 취소됐는데 리투아니아공화국 수도 빌니우스에서는 민족주의자들이 소련군의 철수를 촉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모스크바에서는 공산당 지도부가 붉은 광장에서 군사퍼레이드를 관람하는 동안 1만 여명의 급진주의자들이 당국의 허가하에 모스크바 북부 다이나모 경기장 부근에서 공산당 1당독재의 종식을 촉구하는 별도의 집회를 가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