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저수지 '쇠줄 변사체'…10년 전 고향 떠난 50대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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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10여 년 전 고향을 떠난 5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쪽지문 통해 변사체 신원 확인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14일 충남경찰청과 청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50분쯤 청양군 대치면의 저수지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된 시신은 A씨(50대 후반의 남성)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부패가 심해 성별만 구분할 정도였으며, 경찰은 이른바 ‘쪽지문’을 통해 14일 오전 신원을 확인했다.

가족과 연락 끊겨…그동안 행적 확인 중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충남 청양군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10여 년 전 고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가족 등과 연락이 끊겨 그동안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에 대한 실종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저수지는 그의 고향과는 16㎞가량 떨어진 곳이다.

발견 당시 A씨는 점퍼와 티셔츠 등 평상복을 입고 있었으며 신발은 신고 있지 않았다. 허리에는 0.5㎝ 굵기의 쇠줄이 둘러 있었지만, 손이나 발은 결박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쇠줄은 철사 여러 개를 꼬아서 만든 줄이었다. 현장에서 유서를 비롯해 신발 등 다른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찰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과학수사요원을 투입, 수중과 발견 장소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A씨의 허리에 둘려 있던 쇠줄이 또 다른 물체에 묶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또 15일에는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진행된다.

경찰, 모든 가능성 열여 두고 수사

경찰은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A씨가 저수지로 이동하는 모습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인근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시신이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데다 사고 지점 인근에 CCTV가 많이 설치돼 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13일 쇠줄이 허리에 묶힌 상태의 변사체가 발견된 충남 청양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지문 채취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행히 일부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며 “신원이 확인된 만큼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과 지인, 그동안의 행적을 추적하면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양=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p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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