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중독' 전재산 날린 정신과 의사 "내가 빠져나온 방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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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박종석씨. 사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씨. 사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살려주식시오』라는 책을 낸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씨가 주식에 빠져서 모아둔 돈을 모두 잃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박씨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1년에 주식을 시작했다"며 "2016년 말에 최저점을 찍었는데 그때 마이너스 79%, 3억 2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모아놓은 돈과 마이너스통장으로 1억까지 대출받은 것도 다 날렸다. 36살 노총각에 빚만 2000만원이 남았었다"며 "당시 제가 온종일 주식에 빠져서 스마트폰만 보니까 병원에서 소문이 나서 1년 만에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 주식도 망하고 직장도 잃고 그때가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내가 정신과 전문의니까 남들보다 심리를 잘 안다는 자만감이 주식에 빠지게 했다"며 "처음에 돈을 벌다 보니까 오만해졌다. 돈을 더 넣었고 늪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방법으로 가계부와 일기 쓰기를 꼽았다.

그는 "나 자신의 재무상태를 철저하게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가계부와 일기를 쓰게 됐다"며 "가계부와 일기를 쓴다는 건 부끄러운 나 자신을 마주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강한 경험과 도파민의 분출은 명상을 하고 무조건 참겠다고 해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강한 중독을 덜 위험한 약한 중독으로 단계적, 점진적으로 바꿔야 중독의 두려움으로부터 내가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동과 넷플릭스, 만화책 등 자신만의 취미로 중독을 다스리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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