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이식 당사자 사생활 침해´ 비판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된 부분 안면 이식 수술과 관련해 담당 의료진과 언론의 환자 및 기증자 사생활 침해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의 전국의사협회(CNOM)는 15일 성명에서 담당 의료진이 수술에 대한 언론의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보도와 결탁했다고 엄중 비판했다.

협회는 수술 뒤 공개된 38세 여성 환자의 사진은 섬뜩한 구경거리였다며 수술 이후 환자의 이미지 공개는 부분 안면 기증자 가족에게는 잔인한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의사 정직처분 권한이 있는 협회는 "의료팀이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긴 했지만 환자와 기증자의 가족을 언론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실패했다"며 장-미셸 뒤베르나르가 주도한 의료진이 의사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너무 서두른 통제되지 않은 홍보가 기술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환자와 기증자에 대한 존중이 도외시 됐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전국의사협회는 평소 의사들에게 자신이 고용된 조직을 위한 홍보 활동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금까지는 환자와 기증자의 신상을 상세히 공개한 영국 언론에 비판이 쏟아졌으나 담당 의료진이 '상업적인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적받기는 처음이다.

이에앞서 장기이식 관리를 담당하는 프랑스 생명의학국의 카린 캉비 국장은 AP 통신과 회견에서 영국 신문들이 환자와 기증자의 개인 신상을 적나라 하게 노출하며 프랑스 관련법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캉비 국장은 익명성은 기증자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기증자가 영국인이었다면 영국 언론이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영국의 메일 온 선데이는 최근 기증자의 이름과 그가 살았던 북부 프랑스의 마 을을 공개했고 다른 외국 언론들이 이 보도 내용을 인용해서 다뤘다.

생명의학국은 별도의 성명에서 "매년 프랑스에서 1만1천500명이 이식 수술을 받 는 상황에서 기증자와 가족의 관대함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사생활 보호 필요성 을 강조했다.

그간 프랑스 언론은 환자의 성명 전체를 공개하지 못하게 규정한 법 조항에 따라 환자의 이름인 이자벨과 성의 첫 철자인 'D'만 공개했지만 일부 영국 신문은 성명 전체를 노출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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