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에 특효라고 ?" 민간요법 기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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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肝)을 알면 간질환 정복의 길이 보인다'.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만성 간질환은 국민병으로 불릴 정도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병이다. 특히 간질환은 중년기 건강을 위협해 2004년 40대 사망원인 2위이며, 간암 사망자는 암 사망자 중 3위를 차지한다. 20일은 대한간학회(http://www.kasl.org)가 정한 제6회 간의 날. 만성 간질환의 정체와 관리법을 알아본다.

◆ 만성 간질환의 현황=만성 간질환은 급성간염→만성간염→간경변증→간암의 진행 과정을 거친다. 원인은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 독성 물질 등이다. 이 중 국내에서 가장 흔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바이러스성 간염이다. 간질환은 특히 중년기 남성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강남성심병원 내과 이명석 교수는 "간경변증과 간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많고, 40대 남성의 간질환 사망률이 여성의 8.31배, 50대 남성은 여성의 8.36배나 된다"고 설명한다. 중년 남성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과음.과로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 일상생활 최대한 즐기기=만성 간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자주 부닥치는 걱정거리는 일상생활에서의 활동량이다. 간 환자에게는 늘 휴식.안정이라는 생활 습관이 권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푹 쉬는'절대 안정'보다 직장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부부관계도 지나치지 않는 한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도면 좋다. 운동도 본인의 체력에 맞게 즐길 것을 권한다. 고려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변관수 교수는 "운동 후 숙면을 취한 다음날 상쾌함을 느끼는 정도의 운동량이 적당하다"며 "단 간경변증 환자는 역기 들기 등 복압을 올리는 운동 종목은 삼가라"고 조언한다. ◆ 독성 물질은 절대 금물=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물질을 대사시키고 각종 독성 물질을 처리하는 장기다. 따라서 간에 좋다는 이런저런 약을 복용하거나 생활 습관을 철저히 지키는 것보다 단 한 가지라도 간에 치명적일 수 있는 해로운 물질(안전성이 확인되지 않는 민간요법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만성간염 환자들이 흔히 찾는 민간요법은 허깨나무.인진쑥.돌미나리. 신선초.민물고동.한약재가 섞인 붕어즙.과량의 스쿠알렌 등이다. 변 교수는 "만성간염 환자 중에는 각종 민간요법에 매달리다 간 기능이 악화되고 심하면 간부전(肝不全)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간질환이 있을 땐 어떤 성분이건 반드시 복용 전 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하라"고 강조한다. ◆ 원인.상태 따라 맞춤 치료= 만성 간질환은 원인.상태 등에 따라 치료.관리법이 다르다. 일례로 똑같은 간경변증 환자라도 간 기능 상태에 따라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기도 하고, 제한되기도 한다. 약물 치료도 마찬가지다. B형 만성간염 환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염증 반응이 약해 불필요한 환자도 있다. 또 약물 종류도 인터페론.라미부딘.아데포비어 중에서 선택한다. C형 간염은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치료 기간도 다르다. 연세대의대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만성 간질환 환자는 개인별 맞춤 치료를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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