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동안 안 깨어나···'잠 자는 소녀' 원인도 병명도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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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인도네시아의 한 소녀에게서 최대 13일 동안 잠만 자는 이상 증세가 이어지고 있어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반자르마신포스트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상한 깊은 잠'에 빠진 소녀는 17세의 에차다. 보르네오섬 남부 칼리만탄 반자르마신에 사는 이 소녀는 2016년 오토바이 사고로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이후부터 이 증세에 시달렸다고 한다. 깊은 잠에 빠지면 적어도 20시간 이상 깨어나지 못하는 증세다. 에차는 사고 당시 검사를 받았으나, 뇌나 신경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고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에차의 증세는 심해졌다. 2017년에는 13일 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일 밤부터 이날까지 8일째 계속 잠들어 있는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딸 에차가 깊은 잠에 빠진 뒤인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잠자는 딸의 사진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당시 그는 "에차가 어젯밤 다시 잠들었다"며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수면 상태에서 음식을 먹이고 있다.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지역 인사 등이 에차의 집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했다. [페이스북 캡처]

집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도네시아의 17세 소녀 에차.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잠 자는 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지역 인사 등이 에차의 집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했다. [페이스북 캡처]

에차는 지난 3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CT 촬영, MRI 검사, 수면 뇌파 검사, 피검사 등 사흘 동안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이상을 찾지 못했다. 현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잠에 빠져 있는 상태라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이날 아버지는 다시 그의 페이스북에 잠 자는 딸의 사진을 올리며 "8일 차에도 에차는 여전히 깊이 잠들어있다"라며 "모두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재차 도움을 요청했다. 에차가 집에 돌아온 뒤 남 칼리만탄 주지사 대행 등 현지 인사가 직접 방문해 가족을 위로했다.

현지 매체는 에차의 증상이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흔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1925년과 1936년에 각각 클라인과 레빈에게서 발견돼 1942년 명명된 이 증상은 반복적으로 수면과다증을 보이는 증상으로, 길게는 수주까지 지속된다. 100만명 중 1~5명 정도로 매우 희귀하게 발견된다는 게 의학계 견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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