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금녀 코스' 논란…주최측 "전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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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구간 중 일부 구간에서 전통을 이유로 '여성 금지 코스'가 설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올림픽 성화.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성화. AP=연합뉴스

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6일부터 성화 봉송이 실시되는 일본 에히메(愛媛)현의 한다(半田)시 한다운하 구간이 '남성 한정'으로 지정됐다.

한다운하의 약 200m 구간에서는 성화 봉송 주자가 일본 에도(江戶)시대(1603∼1867년)부터 이어진 지역 전통 축제인 '진토로' 축제 때 사용되는 배를 타고 성화를 운반할 예정이다.

이 배는 성스러운 곳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을 금하는 이른바 '여인금제(女人禁制)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이런 전통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이 200m 구간은 남성 전용으로 지정이 됐다.

한다시 측은 지역 전통 축제인 '진토로' 축제를 홍보할 목적으로 배를 이용한 성화 봉송을 에히메현 측에 제안했는데, 이때 배가 '여인금제' 대상이라는 점도 함께 전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남녀평등이라는 올림픽 헌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보도했다.

스포츠 젠더 문제 전문가인 라이타교코(來田享子) 주쿄(中京)대 교수는 "아무도 의문을 느끼지 않고 결정했다는 것 자체가 젠더의 관점이 없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한다시 담당자는 "올림픽 정신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쓰리(일본 전통 축제)는 그런 것"이라며 "역사와 전통문화인가, 최신 상식인가의 문제"라고 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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