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한선수가 또 해냈다, 대한항공 정규시즌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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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선수

대한항공 한선수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6)가 또다시 팀을 세 번째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대한항공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9-25, 25-22, 25-17, 25-22)로 이겼다. 5연승을 이어간 대한항공(25승10패·승점73)은 1위를 확정,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에 직행했다.

경기 뒤 만난 한선수는 "(초반 실수가 있었지만)괜찮았다. 그런데 교체돼서 코트 밖에서 보니 선수들 움직임이 둔한 거 같았다. '압박감을 받고 있나' 생각했다. 다시 들어간 뒤 '선수들에게 쉬운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힘든 경기라고 생각하자'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한선수는 "(우리카드는)챔프전에 또 붙을 상대다. 힘든 경기인데 쉽게만 하려 다가가는게 아닌가 했는데 선수들의 몸놀림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한선수

대한항공 한선수

대한항공의 정규시즌 1위는 10~11시즌, 16~17시즌에 이은 세 번째다. 그때마다 중심엔 세터 한선수가 있었다. 07~08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한 한선수는 14시즌째 대한항공에서 뛰며 6번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도 여전히 빠르고 정확한 토스로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은 큰 변화를 겪었다. 훈련방식부터 변화를 줬다. 시즌 초반엔 지난해 맹활약했던 비예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임동혁이 빈 자리를 잘 메워줬지만, 막판까지 우리카드가 맹추격했다.

한선수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구단 직원과 접촉해 자가격리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마지막엔 승리란 열매를 수확했다. 한선수는 "(자가격리 기간엔)배구를 보지 않았다. 보강운동 하면서, 벽보고, 창문 열고, 답답하게 있었다"고 웃었다.

정규시즌 1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한선수와 대한항공 선수들. 김민규 기자

정규시즌 1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한선수와 대한항공 선수들. 김민규 기자

한선수는 벌써 일곱 번째 챔프전에 나선다. 그렇지만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선수는 "지난해 많이 아쉬웠고, '이번 시즌도 중단되는 거 아닌가' 생각을 많이 했다.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을지도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시즌 도중)팀이 바뀌고, 리듬도 깨지고 모든 게 완벽하지 않았는데 뒤로 오면서 안정적으로 변했다. 그래도 정규시즌 우승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챔프전 우승 경험이 있지만 아직 통합우승은 한 적이 없다. 한선수는 "사실 정규리그 우승도 생각하지 못했다. 챔프전이라는 기회가 운좋게 왔으니까, 버티면 될 거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힘을 쏟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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