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후보 첫날, 김진애 의원직 던졌다…꼬여버린 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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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출마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선거 출마를 위한 국회의원 사퇴기한(3월 8일)을 엿새 앞둔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범여권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배지를 떼고 다시 논의하자”는 취지지만 민주당에선 “몽니를 부린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승부수를 던졌단 평가다. 오종택 기자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승부수를 던졌단 평가다. 오종택 기자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며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저는 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진애의 국회의원직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민주당은)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며 “밋밋하게만 갔다가는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지난달 중순부터 단일화 물밑 협상을 벌였다. 민주당은 의원직 사퇴기한인 3월 8일 이전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포함한 3자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열린민주당은 3자 단일화를 반대하며 3월 13~18일 TV토론회 3~5차례 개최를 역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3월 8일 이전 단일화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자 김 의원이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냈다. 열린민주당 인사는 “민주당이 단일화 논의에서 ‘의원직을 유지하려면 3월 8일 이전에 단일화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압박해왔다”며 “의원직 사퇴를 통해 공정한 단일화 협상을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동료 의원들과 현충탑 참배에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동료 의원들과 현충탑 참배에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전 예고 없는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 선언에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조정훈 의원과는 3월 6·7일 투표를 통해 3월 8일까지 단일화를 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김 의원과의 단일화는 삐걱대기만 해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2월 23~25일)에서 열린민주당의 서울지역 정당 지지율은 3%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래서 민주당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승부수 보단 ‘몽니’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 서울 선거기획단 소속 의원은 “박 전 장관 후보 공식일정 첫날에 김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한 것은 전체 선거에서는 영 좋지 않은 모습”이라며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카드를 던진 건데 단일화 협상에선 되레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등록 기한(18~19일) 이전 여권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민주당에선 단일화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의원은 5일 전후로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김 의원 사직서가 처리되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4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김효성 기자 kim.hy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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