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사면,때가 아니다" 주변은“꺼진 불 아니다.기회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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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춘추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춘추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여권에선 “아직 꺼진 불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분위기만 조성되면 임기 내에 (사면)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면의)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 전 실장은 이에 대해 “사면의 목적 중의 큰 부분이 국민통합일 텐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면 오히려 국민통합에 저해가 되는 상황도 우려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의 잘못 그리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면을 얘기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납득이 될 것이냐는 측면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민석 대변인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사면은) 없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까요’라는 질문을 받고 “언젠가 적절한 시기에 더 깊은 고민을 할 때가 되리라는 (문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사면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결국 국민 공감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데 국민 공감대가 모일 수 있을까. 그 부분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공정의 관점에서 사면에 대해 언급했다.
김 비서관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면 자체야 현재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님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그걸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할 순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은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한다, 누군가가 권력을 가졌거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그 특혜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으로 점점 전환돼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휠체어 재판’ 같은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는 시대로 변화됐다”며 “청년 세대만의 고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수준이 그렇게 바뀌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 생각엔 사면은 꺼진 불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는 반드시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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