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신 정세균 때렸나, 절친 정성호 "돼지 눈엔 돼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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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 말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 총리가 "단세포적 논쟁 벗어나야 한다"며 이 지사를 겨냥하자 절친인 정 의원이 대리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이 지사와 30년 지기인 정 의원은 '이재명 킹메이커'를 자임할 정도로 절친한 친이재명계 좌장격 인사다.

정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항상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급 초조해 하지 말며 차분 대범하게 하자고 결심하고 노력해 왔다"며 "타인을 비하하고 상처 주는 말들을 피하려고 늘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주의했으나 가끔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주어 후회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박한 말로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하자"며 "새해는 오직 국리민복만을 보며 더 겸손하게 묵묵히 일하자고 다짐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총리와 이 지사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지사가 "4차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줘야 한다. 수단은 지역화폐가 좋겠다"고 주장하자, 정 총리는 지난 7일 "더 이상 '더 풀자'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단세포'라는 강도 높은 표현과 함께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또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인용했는데, 이 지사의 보편지급 주장을 반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이 지사는 같은 날 "새해 첫 독서. 노 전 대통령님께서 퇴임 후 남기신 '진보의 미래'를 다시 꺼내 읽는다"며 "서슴없이 '관료에 포획'됐다고 회고하신 부분에서 시선이 멈췄다"고 적었다. 또한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맞섰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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