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 말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 총리가 "단세포적 논쟁 벗어나야 한다"며 이 지사를 겨냥하자 절친인 정 의원이 대리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이 지사와 30년 지기인 정 의원은 '이재명 킹메이커'를 자임할 정도로 절친한 친이재명계 좌장격 인사다.
정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항상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급 초조해 하지 말며 차분 대범하게 하자고 결심하고 노력해 왔다"며 "타인을 비하하고 상처 주는 말들을 피하려고 늘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주의했으나 가끔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주어 후회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박한 말로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하자"며 "새해는 오직 국리민복만을 보며 더 겸손하게 묵묵히 일하자고 다짐한다"고 했다.
한편 정 총리와 이 지사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지사가 "4차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줘야 한다. 수단은 지역화폐가 좋겠다"고 주장하자, 정 총리는 지난 7일 "더 이상 '더 풀자'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단세포'라는 강도 높은 표현과 함께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또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인용했는데, 이 지사의 보편지급 주장을 반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이 지사는 같은 날 "새해 첫 독서. 노 전 대통령님께서 퇴임 후 남기신 '진보의 미래'를 다시 꺼내 읽는다"며 "서슴없이 '관료에 포획'됐다고 회고하신 부분에서 시선이 멈췄다"고 적었다. 또한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맞섰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